잠봉뵈르 10개를 들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레온은 샌드위치를 하나 꺼내 라옹에게 건네주고 작은 식탁에 대충 올려뒀다. 그리고 바로 운동을 하려고 하는지 지퍼가 달린 체육복으로 갈아입었다.

"레온, 오늘 계속 운동만 했다. 그러다가 몸 상할 수 있어."

"괜찮습…하, 슴다."

"정말 괜찮아? 순간 말투가 정상이었어, 처음 듣는다."

레온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곤 가죽장갑을 벗어 붕대를 감고 샌드백을 치기 시작했다. 묵직한 주먹이 샌드백을 치며 나는 소리가 방에 울려 퍼졌고 그대로 꽤 시간이 지나자 붕대에 붉은 꽃이 피기 시작했다. 라옹이 그만 치라고 소리치자 정신을 차린 레온은 자신의 주먹을 바라보았으며, 그대로 의자에 앉아 붕대를 풀었다. 상처가 난 부위는 또 다시 상처가 났고 그 상처가 나으면 또 다시 상처가 났다. 지금 주먹에 난 상처가 몇 번째 상처인지 레온은 이제 더 이상 세지 않았다.

"쉴 시간이 없슴다. 다음 운동을 해야함다."

러닝머신을 뛰며 레온은 다른 샤인시커들과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누구는 희생을 할 필요가 없다고, 누구는 남이 다치는 게 싫으면 자신도 다치지 말라고, 누구는 살아있는 영웅이 되라는 등등의 말을 다시금 생각하며 동료들이 원하는 이미지와 어릴 적 자신이 동경하는 영웅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남을 지키는 존재였던 영웅의 이미지, 그리고 동료들이 말하는 무조건 희생을 할 필요는 없는 자신도 지키라는 이미지 말이다. 레온은 두 영웅의 이미지 속에서 [레온 마르시아] 는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다. 자신이 보이고 싶던 영웅의 이미지는 만화 속 영웅의 이미지 였기에.

"우욱…! 허억… 허억…"

과한 운동을 했던 탓 일까 숨이 막혀 헛구역질이 나올 때 까지 운동을 했다. 이제는 정말 쉬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체육복 상의를 벗고 탱크톱만 입은 상태로 거울 앞에 섰다. 근육이 있는 온몸에는 경호원 시절에 생긴 상처들이 여럿 즐비했고 그중 왼쪽 어깨에는 총상이 있는 자신의 몸, 그런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레온은 생각했다.

'지금 [레온 마르시아] 의 모습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 어떤 모습일까? 만화 속 영웅? 아니면 살아서 명예를 누리며 동료들과 함께하는 영웅? 아니면 아예 다른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