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히쪽 의뢰를 받은 지 며칠이 지났다. 테스트였던 소형 던전에서 나는 평소와 같은 기량을 낼 수는 없었다. 평소라면 혼자 의뢰를 받고 홀로 처리를 했겠지만 어째선지 이번 의뢰는 대규모 인원의 의뢰, 심지어 어디서 이름 꽤나 날린 이들도 있지만 이름은 날리지 않아도 실력이 대단한 이들도 있었다. 나는 그들을 보며 어차피 의뢰로 만난 경쟁자니 말을 섞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다.
물론! 그들이 이름을 꽤나 날리거나 어디선가 들어본, 하물며 이름은 들어보지 못해도 실력이 좋은 애들까지 있으니 고급 정보를 위해서라면 조금의 이야기는 괜찮겠지? 그런 단순한 생각에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호감을 보내며 지내다 보니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가 많았다. 하물며 그들이 내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할 때면 많이 얼버무리긴 했지만 나도 모르게 말을 하기도 하였으니 정보 수집은 이미 끝난 거나 다름없겠지…
"아~ 아무리 생각해도 이러면 수지타산이 안 맞는데."
오랜만에 마히에 오니 사막의 밤은 꽤 고즈넉하고 싸늘하니 퍽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늘 남들이 자는 밤이나 새벽에는 이렇게 지금처럼 주변을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라 돌아다니며 하루 동안 얻은 정보나 잡념을 떨치기에 좋았다. 일행들과 던전을 공략하며 내 기량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니 이대로면 저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빚을 지는 것은 끔찍이 싫었고, 뒤처지는 것 또한 싫으니 어쩌겠어 수련 해야지.
"캬아악!"
"그래, 오늘 상대는 너구냐."
던전에 머무르지 않고 간혹 마물이 밖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저 티빗처럼 말이다. 마물과의 전투는 사람과는 다르다 서로 대치를 하긴 하지만 인간은 공격이 대충 예상이 가는 반면 마물은 전혀 예상이 안되기 때문에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지…
'벨라, 손톱을 더 날카롭게 세워라.'
'다시, 더 빠르게.'
'다시, 더 날카롭게.'
'다시.'
'다시.'
요즘 다른 이들에 비해 부족하다 느꼈는데… 어김없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마다 튀어나오는 이 엿같은 기억, 잊힐 때가 됐지 않았나? 이건 아예 잊히지 않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