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야말로 어떤 일에도 죄책감을 가진 적 없어? 정말 뭐든 해봤을 텐데~ 재밌는 사연 많겠다."

"나?"

생글 웃으며 장난스레 말하는 칼라일이 벨라에게 죄책감이 있냐고 물어보자 자신에게 가족 이야기를 해준 보답을 하려는 건지, 정보는 일 대 일 교환이 원칙인 건지 아니면 죄책감을 가진 적 없냐는, 재밌는 사연이 많겠다 라는 저 말이 딱히 생각하고 싶지 않는 옛일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재밌는... 사연은 아니지만 나도 죄책감을 가진 적이 있어. 특별히 들려줄게."


내가 이 일을 한참 배우던... 아니, 이 일을 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었지. 우리 집은 대대로 나와 같은 여러 일을 하는 심부름꾼 집안이었고 난 그 집안의 장녀야, 그리고 성인식으로 마지막 관문이 있는데 그 마지막 관문은 의뢰 받은 범죄자를 납치하는 것, 그래 그 뿐이었어 납치만 해오면 되는 아주 쉽고 간단한 일. 그날은 비가 오던 날이었어...

"잘 했다 벨라. 의뢰인에게 물건 넘기고 돌아오도록."

"네."

나는 그대로 주머니에 든걸 가지고 의뢰인에게 넘겼지, 그 범죄자를 어떻게 할지는 그 사람 마음이라 우리 같은 심부름꾼은 원래라면 곧바로 돌아가야 했지만... 호기심이 있던 나는 그저 궁금증에 몰래 따라간 거야, 그리고 그곳에서 보게 된 건 그때 당시 충격이었어 내가 데려간 사람이… 쉽게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걸 보았으니까... 그때 알았어 생명이란 보잘 것 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걸 말이야. 그 뒤로 난 다시 돌아가서 눈물콧물 흘리며 말했지만 소용 없었지.

"아, 아빠 내가... 난..."

"신경 쓰지 마라 빨리 익숙해져."

아무리 악인이라지만 한 생명이 사라지는 것에 공조를 했다는 건 변하지 않아 그리고 나는 결국 죄책감에 시달렸어.


자신의 이야기를 끝낸 벨라는 칼라일을 보며 다소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언제나 익숙치 않았기에 칼라일이 어떤 표정으로 어떤 마음으로 제 이야기를 듣는건지 굳이 생각하려 하지 않았다. 이내 다시 원래의 활발한 모습으로 돌아 오기 까지는 얼마 걸리지는 않았기에 누가 보면 진중함이 없을거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썩 재밌는 이야기는 아니지?"

"그 뒤에는?"

"그 뒤엔 여러 번 더 하다 보니 무감각 해지더라. 음~ 역시! 익숙해진다는 건 참 무섭단 말이냥~!"